딸기 시들음병 사례 연구를 통한 농가의 식물병 방제 방법에 대한 역학적 이해
Epidemiological Insights into Farmers’ Management Practices: A Case Study of Fusarium Wilt in Straw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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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기후 변화로 인해 급변하는 기상 패턴은 기존 식물병 방제 방법의 효과 및 종합적 병해충 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 IPM)에서의 방제 방법 활용 체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가에서 수행하는 식물병 방제 방법을 역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가용한 방제 방법들이 주요 역학 매개변수(초기 접종원 밀도, 전염률, 시간)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을 파악한다면,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병 관리 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국내 딸기 시들음병을 대상으로 농가에서 현재 활용되는 방제 방법을 조사하고, 이를 역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사례 연구이다. 이를 위해 국내 딸기 농가를 대상으로 대표적 방제 방법의 사용 현황과 적용되는 재배 단계 및 생육 시기를 설문 조사하고, 농민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각 방제 방법의 효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조사된 주요 방제 방법들이 세 가지 역학 매개변수에 각각 또는 복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여 고찰하였다.
Trans Abstract
Climate change influences the incidence and severity of plant diseases in unexpected ways. Especially, rapidly changing weather pattern will affect disease management with regard to efficacy and timing of the currently available management practices, such as cultural, chemical, physical and biological ones, and their utilization within integrated pest management strategies. In this regard, it is getting more important to understand the management practices of a disease by farmers in the epidemiological perspective. The relative contribution of the three main epidemiological parameters (initial inoculum, rate of disease development, and period of time) to the development of a disease will need to be linked with available disease management practices to come up with the most effective and economic disease management strategy. In the study, we used the Fusarium wilt disease of strawberry as a case study to learn the epidemiological understanding of farmers’ management practices in Korea. A survey was conducted to identify major management practices for the Fusarium wilt and their levels of efficacy that are subjectively measured by farmers. Major management practices were then analyzed with respect to three epidemiological parameters.
서 론
인구 증가와 함께 점차 악화되고 있는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 안보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의 보고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10억 명 이상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FAO와 UNICEF, 2021). 농업 생산성은 기후 변화와 농지 면적 감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으며, 특히 식물 병원체로 인한 병해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작물 수확량의 약 10-16% 손실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Chakraborty와 Newton, 2011; Fang과 Ramasamy, 2015). 이러한 식물병을 방제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개별 혹은 복합적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역학적 관점에서 주어진 방법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종합적 식물병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Hassan 와 Chang, 2025; Huh 등, 2024; Lee 등, 2024; Yoo 등, 2025).
딸기는 국내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작물로서, 2020년 약 20만 톤이 생산되어 전체 채소 생산액의 약 11%를 차지하였다(https://kostat.go.kr/). 또한 주요 수출 작물로서 2022년 약 4,817톤(USD 58,634,000)이 홍콩 및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되었다(https://www.kati.net/). 국내 딸기 재배 품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종은 ‘설향’으로, 2021년 기준 전체 생산 품종 중 86.6%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https://krei.re.kr/). ‘설향’의 높은 점유율은 촉성 재배를 통해 출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이며, 또한 이전 품종인 ‘장희(아키히메)’에 비해 병해에 대한 저항성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Koh 등, 2019). 최근 재배 품종 변화와 더불어 수경 고설 재배 방식도 증가하여 2020년 기준 전체 농가의 약 35.5%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https://kosis.kr/). 그러나 품종 개량 및 재배 방법 개선에도 불구하고 딸기 병해 발생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딸기 시들음병은 Fusarium oxysporum f. sp. fragariae (FOF)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토양 전염성 병으로, 주로 4월 육묘기부터 발병하기 시작하여 기온 상승과 함께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Nam 등, 2005). 감염된 딸기 식물은 세 개의 소엽 중 하나가 작아지는 짝엽 현상을 나타내 ‘위황병’, ‘짝귀병’, ‘짝빼기병’으로도 불리며, 근관부와 엽병의 갈변, 식물 전체의 생육 저하, 도관의 갈변 및 부패 등의 병징이 나타난다. 딸기 시들음병은 단주기성(monocyclic) 병으로서 병환은 다음과 같다(Schnathorst, 1981). FOF의 후막포자(chlamydospore)는 병든 식물 잔재에서 월동하고, 다음 해에 새로운 뿌리를 통해 식물체로 침입한다(Nam 등, 2008). 이 과정에서 특정 가수분해효소를 사용하거나, 곤충이나 선충으로 인한 상처를 통해 침입하기도 한다(Ko 등, 2021; Walter 등, 2009). 균사는 도관을 따라 상부로 확산되며, 분생포자를 생성하여 주변의 다른 도관을 추가 감염시킨다(Schnathorst, 1981; Walter 등, 2009). 토양 병원균인 FOF는 일단 발생하면 윤작(돌려짓기), 객토(상토 교체), 토양 소독 등의 적극적 방제 외에는 근본적인 방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Gordon, 2017). FOF는 특히 고온 및 낮은 토양 산도에서 잘 번식하므로, 토양 환경을 관리하여 병원균 밀도를 낮추는 것이 주요 방제 전략으로 제시된다(Fang 등, 2012).
식물병에 대한 역학적(epidemiological) 접근은 식물병 방제를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에 기반이 된다. 식물병 역학은 식물병 발생을 통계적 또는 기계적 과정에 근거하여 수리 생태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 모델링, 발생 예찰, 피해 해석 등을 수행하는 학문이다(Lee와 Hwang, 1997). 식물병 발생은 초기 접종원 밀도(y0), 전염률(r), 시간(t)이라는 세 가지 주요 역학 매개변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개념화되며, 이들에 대한 정량적 이해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종합적 병해충 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 IPM) 전략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Nutter, 2007). 예를 들어, 초기 접종원 밀도(y0)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방안, 전염률(r)을 감소시키는 조치, 또는 시간(t)를 단축하여 병 진전을 억제하는 전략은 모두 전반적인 발병 위험도(incidence 또는 severity)를 저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IPM 의 주요 목적은 식물병 발생을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임계값(economic threshold)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수량 및 품질 감소에 따른 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Mills와 Nutter, 1991; Nutter, 2001; Nutter와 Guan, 2001; Zadoks, 1985). 따라서 식물병 방제를 위해서는 각 방제 방법이 어떤 역학 매개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기반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방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본 연구는 최근 국내 딸기 재배 농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딸기 시들음병을 사례로 삼아, 실제 농가에서 사용 중인 주요 방제 방법을 조사하고 각 방법의 역학적 함의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방제 방법이 초기 접종원(y0), 전염률(r), 시간(t) 중 어떤 역학 매개변수에 영향을 미쳐 병의 진전에 기여하는지를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문헌조사를 통해 주요 방제 방법을 정리하고, 일부 국내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방제 방법의 활용 현황 및 효과에 대한 농민들의 평가를 수집하였다. 마지막으로,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각 방제 방법이 영향을 미치는 역학 매개변수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딸기 시들음병의 발생을 역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딸기 재배력 및 시들음병 방제 방법 조사.
국내 농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딸기 재배 작형과 ‘육묘기(seedling stage)’ 및 ‘정식 후 수확기(transplanting to harvesting stage)’에 적용되는 딸기 시들음병 방제 방법을 조사하였다. 본 조사는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딸기 농업기술길잡이(Koh 등, 2019)”,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딸기 우량묘 생산기술 길잡이(Choi 등, 2022)” 그리고 농촌진흥청 연구사 및 시군 농업기술센터 지도사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수행되었다. ‘설향’ 품종을 중심으로, 국내 딸기 재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촉성 재배 작형을 기준으로 재배력과 시기별 방제 방법을 정리하였다(Table 1).
농가 대상 설문조사.
딸기 시들음병 방제를 위해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방제 방법과 각 방법의 상대적 효과를 파악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문항은 앞서 확인된 방제 방법을 기반으로, 딸기 재배 농민 및 지역 농업기술센터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선정하였다(Table 2). 재배 단계는 ‘육묘기’와 ‘정식 후 수확기’로 구분되며, 단계별 방제 방법은 재배 환경, 관리 강도, 계절별 기상 조건, 농약 처리 가능 시기 등의 차이로 인해 상이하기 때문에 설문조사 또한 두 단계로 구분하여 진행하였다.

Survey questions for control methods, which was divided into seedling and transplanting to harvesting stages
‘육묘기’에는 총 10가지 방제 방법을 선정하였고, 각 방법의 방제 효과는 “전혀 효과 없음”, “효과는 있으나 약함”, “보통”, “매우 효과적”의 네 단계로 나누어 응답받았다. 응답자는 과거 혹은 현재 사용한 방제 방법을 먼저 선택한 뒤, 해당 방법의 효과를 네 가지 기준 중 하나로 평가하였다. 또한, 사용한 방제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적용하였을 때 얻은 최대 방제 효과를 0% (전혀 방제되지 않음)부터 100% (완전 방제) 사이의 백분율로 기입하도록 하였다. ‘정식 후 수확기’에 대한 설문은 동일한 방식으로, 총 9가지 방제 방법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설문조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을 병행하였다. 온라인 설문은 전국 딸기 농가 중 50곳에 연락하여 모아폼 플랫폼(https://answer.moaform.com/answers/EOKjbA)을 활용해 진행하였으며, 오프라인 설문은 충청남도 논산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설문조사 결과 분석 방법.
설문에 응답한 농가의 지역 분포를 분석하기 위해 응답자들이 작성한 위치 정보를 시군구 단위로 정리한 뒤, 이를 위경도 좌표로 변환하여 R 프로그램(R version 4.2.1)을 활용해 지도 상에 시각화하였다(Fig. 1).

Location of the strawberry farms participating in the survey. Dots without numbers imply a value of 1.
각 방제 방법의 방제 효과를 정량화하기 위해, 응답 기준에 점수를 부여하였다(“전혀 효과 없음” = 0점, “효과는 있으나 약함” = 1점, “보통” = 2점, “매우 효과적” = 3점). 각 농가가 선택한 방제 방법에 대한 점수를 응답한 농가 수로 나눠 방제 방법별 평균 방제 효과 점수의 합을 산출하였다(식 1).
정규성 검정을 위해 R프로그램의 shapiro.test 함수를 사용하였으며, 데이터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비모수 검정인 Kruskal-Wallis 검정을 적용하였다. 이후 방제 방법 간 효과 차이를 추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Dunn의 검정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딸기 시들음병 방제 방법.
농촌진흥청 등에서 발간한 딸기 재배 기술자료 및 전문가 인터뷰를 기반으로, ‘설향’ 품종의 촉성재배 상황에서 권장되는 딸기 시들음병 방제 방안을 정리하였다(Table 1). 병 발생이 거의 없는 11월에서 1월 사이에 해당하는 방제 방법은 제외하였으며, 현재 국내 딸기 재배의 대부분이 감수성 품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고려하여 저항성 품종 사용 또한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1) 무병묘 사용(usage of disease-free planting materials)은 FOF의 포장 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대표적 전략으로, 어미묘 및 자묘 이식 시 병원균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개체만을 선발하여 식재함으로써 초기 감염원을 차단한다(Nam 등, 2011a). (2) 새 상토 사용(usage of new media or soil)은 기존 재배에서 사용된 상토에 병원균이 잔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미묘 및 자묘 정식 시점에 무병 상토로 전면 교체하여 병원균 회피를 도모하는 방법이다. (3) 토양 및 상토 소독(media sterilization-physical or chemical)은 메탐소듐과 같은 훈증제를 활용한 화학적 소독 또는 태양열을 이용한 물리적 소독 방법을 통해, 2월 어미묘 정식 및 8월 자묘 정식 이전에 상토에 잔존할 수 있는 FOF를 제거하는 방식이다(Choi 등, 2022; Koike와 Gordon, 2015; Nam 등, 2011b). (4) 감염 식물체 제거(removal of infected plant)는 시들음병 증상을 보이는 개체를 발견 즉시 토양 또는 배지와 함께 제거함으로써 병원균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이다. 병든 개체는 주변 건강한 개체에 전염원이 될 수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장비 소독(equipment sterilization)은 반복적으로 농작업에 활용되는 작업 도구와 장비를 소독하여 기계적 접촉에 의한 병원균 전파를 방지하는 방법이다(Koh 등, 2019). (6) 살균제 처리(fungicide treatment)는 병 발생 이전 또는 병 발생 초기에 침투 이행성 약제를 살포하여 병원균의 침입 및 확산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특히 피라클로스트로빈과 같은 약제는 포장 내 병원균 밀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anungo 와 Joshi, 2014). (7) 작은뿌리파리 방제(control of fungus gnat)는 FOF의 매개체로 알려진 작은뿌리파리 등의 해충을 방제하여 간접적으로 병원균의 침입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어미묘 및 자묘 육묘 기간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8-10) 재배 환경 조절(control the humidity of the greenhouse, control the temperature of the greenhouse, avoid high density planting)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선호하는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고, 동시에 작물의 병 저항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온도, 습도, 밀식 등을 조절하는 방법이다(Koh 등, 2019). (11, 12) 양분 및 유기물 관리(organic material treatment, control nutrient solution quality)는 유기물의 투입 및 양액의 pH, 전기전도도(electrical conductivity, EC) 등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작물의 생리적 활력을 높이고 병에 대한 저항성을 증진시키는 간접적 방제 방법이다. (13) 미생물제제 또는 식물추출물 처리(treatment of microbial products or plant extracts)는 최근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는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법이다. 미생물제제는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고, 식물추출물은 항균 효과를 가지고 있어 위황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 제시된 방제 방법들은 병원균의 유입 차단, 생육 환경 개선, 감염원 제거 등 다양한 기작을 바탕으로 병 발생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며, 실제 농가에서는 재배 조건 및 환경에 따라 단독 활용 혹은 복합적으로 병행 활용되고 있다. 다음 절에서는 이들 방제 방법에 대한 실제 농가의 활용 실태 및 인지된 방제 효과에 대해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하였다.
설문조사 개요.
딸기 재배 단계별로 적용 가능한 시들음병 방제 방법(Table 2)에 대한 농가의 인지 및 방제 효과에 대한 경험 기반 평가를 위해, 국내 일부 딸기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참여 농가의 지역, 재배 품종, 재배 방식, 육묘 여부 등 기초 정보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설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으로 병행 수행하였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전국 각지의 딸기 재배 농가 중 50곳을 대상으로 지역별 무작위 배포하였으며, 이 중 경주, 당진, 대전, 밀양, 보령, 산청, 서산, 순창, 아산, 영암, 예천, 완주, 음성, 인천, 장성, 홍성 지역의 17농가(34%)가 응답하였다. 오프라인 설문조사는 충청남도 논산 지역에서 실시하였으며, 총 49농가가 응답하였다. 결과적으로 전체 100농가에 설문지를 배포하였고, 이 중 66농가가 설문에 참여하여 최종 분석에 포함되었다.
응답 농가 중 ‘설향’ 품종만을 재배하는 농가는 48농가(72.7%)였으며, ‘설향’과 기타 품종을 함께 재배하는 농가는 14농가(21.2%), ‘킹스베리’ 및 ‘숙향’ 등 기타 품종만을 재배하는 농가는 4농가(6.1%)였다. 본 연구에서는 ‘설향’ 외 품종을 재배한다고 응답한 농가를 모두 ‘기타’ 품종으로 분류하였다. 재배 방식에 있어서는 수경 재배가 55농가(83.3%)로 가장 많았고, 토경 재배는 5농가(7.6%), 두 방식을 병행하는 농가는 6농가(9.1%)로 나타났다. 또한, 자가 육묘를 시행하는 농가는 57농가(86.4%)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는 실제 딸기 재배 현장에서 사용되는 방제 방법의 활용 실태와 인식된 방제 효과를 반영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었으며, 이후 절에서는 육묘기 및 정식 후 수확기 방제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육묘기 방제 방법.
설문에 참여한 66개 농가 중 자가 육묘를 실시하는 농가는 57개(86.4%)였다. 이들 농가를 대상으로 육묘기 단계에서 수행되는 딸기 시들음병 방제 방법에 대한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Table 4), E(살충제 또는 살선충제 사용)를 채택한 농가가 56개(98.2%)로 가장 많았고, G(병든 식물체 제거) 및 H(살균제 사용)를 사용하는 농가가 각각 54개(94.7%)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I(미생물제제나 식물추출물 사용)는 23개 농가(40.4%)로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Relative control effect of the management methods during the seedling and transplanting to harvesting stages
E(살충제 또는 살선충제 사용) 방법의 높은 활용률은 해충 방제를 통해 시들음병 전파도 차단할 수 있는 이중 효과 때문으로 판단된다. G(병든 식물체 제거) 방법은 병든 식물체를 제거함으로써 초기 접종원의 확산을 차단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제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었으며, H(살균제 사용) 방법은 주기적인 살균제 사용을 통해 병원균 밀도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가에 널리 채택되고 있었다.
방제 방법 간 방제 효과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검토하기 위해 Kruskal-Wallis 검정(P-value <0.001)과 사후 분석으로 Dunn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I(미생물제제나 식물추출물 사용) 방법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가장 낮은 방제 효과를 보였으며, F(영양분 및 전기전도도 조절) 또한 나머지 A(무병 어미묘 사용), B(새 토양/배지 사용), C(훈증제 토양소독), G(병든 식물체 제거), H(살균제 사용) 방법과 비교하여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미생물제제나 식물추출물 사용)와 F(영양분 및 전기전도도 조절) 방법의 평균 방제 효과는 각각 1.35 및 1.97로, ‘보통’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다른 방제 방법들은 평균적으로 ‘보통(2점)’과 ‘매우 효과적(3점)’ 사이의 값을 보여 전반적으로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화학 농약을 활용하는 C(훈증제 토양소독)와 H(살균제 사용) 방법은 비교적 높은 방제 효과를 보였으나, B(새 토양/배지 사용) 방법과 G(병든 식물체 제거) 방법 역시 유사한 수준의 방제 효과를 나타내었다. 반면, I(미생물제제나 식물추출물 사용) 방법은 그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타 방제 방법들과 병행 적용되었음에도 농가에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정식 후 수확기 방제 방법.
정식 후 수확기 단계에서 사용되는 방제 방법 조사 결과(Table 4), 육묘기와 마찬가지로 O(살충제 또는 살선충제 사용) 방법의 활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65개 농가(98.5%)가 사용하고 있었다. N(살균제 사용)을 사용하는 농가는 64개(97.0%)로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K(태양열 토양소독)는 35농가(53.0%) 만이 사용하고 있어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O(살충제 또는 살선충제 사용) 방법이 높은 빈도로 사용된 이유는 해충 방제와 시들음병 억제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사전 예방적 방법인 N(살균제 사용) 역시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어 응답률이 높았다. P(병든 식물체 제거)와 Q(기온 조절) 방법은 각각 감염 개체 제거를 통해 병 확산을 방지하고 시설 내 온도 조절을 통해 딸기의 생육 적정 환경을 조성하는 보편적인 방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방제 효과에 대한 Kruskal-Wallis 검정 결과, 방제 방법 간 효과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P-value=0.09). 그러나 개별 응답 분석 결과, M(훈증제 토양소독)과 P(병든 식물체 제거)를 적용한 농가들이 다른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방제 효과를 보고하였다.
방제 방법에 대한 역학적 이해.
설문조사 결과를 식물병 역학적 관점에서 해석하기 위해, 각 방제 방법이 시들음병 발생의 주요 역학 매개변수인 초기 접종원 밀도(y0), 전염률(r), 시간(t)에 대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검토하였다.
육묘기 방제 방법 중 초기 접종원 밀도(y0)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방법은 A(무병 어미묘 사용), B(새 토양/배지 사용), C(훈증제 토양소독), D(농기구 소독), G(병든 식물체 제거)였으며, 이 중 C는 평균 방제 효과가 2.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값은 ‘보통’과 ‘매우 효과적’ 사이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되었다. B, D, G 방법 역시 2.20-2.47 범위의 유사하게 높은 방제 효과를 보였다. 전염률(r)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E(살충제 또는 살선충제 사용), F(영양분 및 전기전도도 조절), H(살균제 사용), I(미생물제제나 식물추출물 사용), J(기온 및 토양온도 조절) 방법 중 H의 평균 방제 효과가 2.46으로 가장 높았으나, 나머지 E, F, I, J는 앞서 초기 접종원 밀도(y0)를 감소시키는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방제 효과를 보였다. 특히 I는 평균 방제 효과가 1.35로 가장 낮았으며 ‘보통’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이는 시들음병과 같은 단주기성 병에서는 초기 접종원 밀도의 감소가 전염률 감소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으로 농가에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식 후 수확기 방제 방법에서는 K(태양열 토양소독), L(새 토양/배지 사용), M(훈증제 토양소독), P(병든 식물체 제거)가 초기 접종원 밀도(y0) 감소에, Q(기온 조절), R(토양/배지 온도 조절), S(상대습도 조절)가 전염률(r) 감소에, N(살균제 사용), O(살충제 또는 살선충제 사용)가 초기 접종원 밀도(y0)와 전염률(r) 모두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초기 접종원 밀도(y0)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방법 중 M은 평균 방제 효과가 2.50으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방법들도 대체로 2.28-2.46 수준의 준수한 방제 효과를 보였다. 정식 후 수확기에 전염률(r)을 낮추는 방제 방법인 Q, R, S도 모두 “보통이다”와 “매우 효과가 있다” 사이의 방제 효과(2.09-2.27)를 보였으나 초기 접종원 밀도(y0)를 감소시키는 방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를 보였다. 이는 육묘기와 마찬가지로 초기 접종원 밀도(y0)를 낮추는 방제가 전염률(r) 감소보다 현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이다. N과 O는 이론적으로 초기 접종원 밀도(y0)와 전염률(r) 모두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다른 방법들과 비교해 유의미한 효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화학 농약의 종류, 사용 시기 및 빈도 등의 복잡한 요인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초기 접종원 밀도(y0) 또는 전염률(r) 중 하나에만 영향을 미치는 역학적 효과를 보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시간(t)을 조절하는 방제 방법은 국내 농가들이 촉성 재배 체계를 유지하며 겨울철 고소득을 추구하는 구조적 특성상 실제 현장에서 활용이 어려웠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도 고려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의 설문조사 결과, 딸기 시들음병은 단주기성 병환을 가지므로(Agrios, 2005), 초기 접종원 밀도(y0)를 줄이는 방제 방법이 전염률(r)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방제 효과를 나타냈다(Table 4). 그러나 본 연구는 개별 방제 방법과 복합적 방제 방법(동시적 또는 순차적 적용) 간의 효과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는 본질적인 한계를 지닌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모든 방제 방법 간 방제 효과에 명확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4). 이는 조사 대상이 된 방제 방법 대부분이 현장에서 이미 효용성이 입증된 방법이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재배 농가 및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시들음병 피해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점(Nam 등, 2005, 2024)을 고려하면, 많은 농가에서 여전히 적절한 방제 전략에 따라 방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결국, 전국 딸기 재배 농가를 대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표본을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본 연구 결과를 국내 전체 재배 현장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식물병리학 분야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았던 설문조사 방법론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와 추가 연구를 수행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이 정의한 종합적 병해충 관리(IPM)의 기본 원칙은 다양한 방제 수단을 조합하여 화학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며,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 농가에서는 화학 농약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는 약제 저항성 유발, 비표적 생물에 대한 영향, 인체 위해 등의 위험성을 수반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협할 수 있다. IPM 체계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 방제 방법이 병 발생의 역학 매개변수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이해하고, 초기 접종원 밀도(y0)와 전염률(r)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사후 대응보다는 병 발생 이전에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상, 토양, 생육, 병원균 분포 등의 다양한 농업 데이터를 통합하여 예측 모델에 적용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Kim과 Lee, 2020). 이러한 시스템이 현장에 적용된다면, 병해로 인한 손실을 사전에 방지하고 경제적 피해 한계 이하에서 작물 생산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Tang 등, 2010).
마지막으로, 실제 IPM 전략이 농가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Wochner 등, 2021). 예를 들어 미생물 제제의 사용, 상토의 전면 교체, 시설 내 에어컨 가동 등은 환경적으로 바람직한 대안이나, 높은 비용으로 인해 농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채택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실현 가능한 IPM 전략은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함께 경제적 실현 가능성까지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결언.
본 연구는 국내에서 딸기 시들음병 방제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법들을 재배 단계 및 생육 시기에 따라 조사하여 분류하였다. 또한 농민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각 방제 방법이 실제 재배 현장에서 시들음병의 방제에 미치는 효과를 역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본 연구가 기존 연구와 구별되는 점은 설문조사 기법을 활용해 딸기 시들음병 방제에 사용되고 있는 주요 방제 방법을 선별하고 개별 방법의 방제 효과를 조사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설문조사를 통해 도달한 결과는 일반적인 실험을 통해 밝혀낸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방제 효과와 상이할 수 있으나, 사회과학 분야에서 효용 평가를 실시할 때 설문조사를 통해 그 수치를 정량화 하듯이 실제 농가에서 경험에 의해 체감하는 방제 효과를 조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cknowledgments
This study was conducted through a plant disease epidemiology lecture in the first semester of 2023, and supported by the project (RS-2024-00399279) of the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Korea. We would like to thank Team Leader Kim, Jeong-Hoon of the Technology Supply Department of the Nonsan Agricultural Technology Center for his great help in the study, Officer Park Go-Soo, Officer Ahn Jae-Wook of the Horticultural Research Department of the Gyeongsang-nam-do Agricultural Research Institute, Officer Park Eun-Ji, Research Fellow Park Han-Na of the Chungcheongnam-do Agricultural Research Institute, and CEO Lim Dong-Man of Youth Berry F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