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3년 국내 과수 화상병의 발생 특성
Emergence Characteristics of Fire Blight from 2019 to 2023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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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Erwinia amylovora는 그람음성의 식물병원세균으로 사과, 배나무에 화상병을 일으켜 전 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발생시키며, 국내에서는 화상병을 2015년 처음 확인한 이래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며, 발생 지역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국내의 화상병 발생을 조사하여 병 발생 추이와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화상병 발생 현황을 5년간 조사한 결과 총 2,029건이 발생했으며 사과나무에서 1,378건(67.9%)으로 발생량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배나무에서 645건(31.8%), 기타 장미과 작물인 모과, 산사, 팥배나무에서 병 발생을 확인하였다. 화상병은 2019년에 경기, 충남, 강원, 충북 지역에서 나타나던 것이 2021년에는 경북 안동과 충남 예산, 2023년에는 전북 무주와 경북 봉화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화상병이 각각 744건, 618건 발생하여 다른 해(188-245건/년)에 비해 발생량이 많았고, 이 중 914건이 5-7월 사과나무에서 발생하였으며, 동시기에 충주와 제천에서 667건이 발생하였다. 화상병의 발생량은 1-2월 일최고기온과 강우일수, 5-6월 강우일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또한 발병 기주의 수령은 배나무가 평균 25년생으로 평균 10년생인 사과나무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화상병의 발생 현황과 발생 요인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써 의의가 있으며, 지속적인 화상병 발생 양상 분석을 통한 예방 대책의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Trans Abstract
Erwinia amylovora is a gram-negative plant pathogen that causes fire blight in apple and pear trees, resulting in significant damage worldwide. In this study, we monitored the emergence of fire blight from 2019 to 2023 to determine the emergence patterns and the factors affecting the outbreak of the disease. As a result of the 5-year survey on the emergence of fire blight, a total of 2,029 cases have emerged, mostly in apple trees of 1,378 cases (67.9%) followed by 645 cases (31.8%) in pear trees, and from quince, hawthorn, and mountain ash trees. Fire blight appeared in specific areas of Gyeonggi, Chungnam, Gangwon, and Chungbuk provinces in 2019, but spread to Andong and Yesan in 2021, Muju and Bonghwa in 2023. In 2020 and 2021, there were 744 and 618 cases of fire blight outbreaks, respectively, compared to other years (188–245 cases/year). Notably, 914 of these cases were observed in apple trees from May to July, with 667 cases reported in Chungju and Jecheon. The incidence of fire blight was positively correlated with the daily maximum temperatures and rainy days in January and February, as well as the rainy days in May and June. The average age of the diseased pear trees was 25 years, higher than the 10-year average age of the apple trees. This study provides fundamental information to understand the status and factors affecting the fire blight emergence in Korea. Prevention measures should be established through continuous analysis of the status of fire blight.
서 론
과수 화상병은 1793년 미국 뉴욕주의 Hudson Valley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원인균인 Erwinia amylovora는 그람음성의 식물병원세균으로 200여 종이 넘는 장미과식물에 감염할 수 있으며, 꽃, 신초 등을 통해 기주에 감염하고 물관을 통해 이동하며, 전신 감염을 통해 과수 전체를 고사시킬 수 있다(Billing, 2011; Braun과 Hildebrand, 2005). 화상병은 미국에서 캐나다, 남미, 뉴질랜드,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러시아, 아시아 등지에 퍼져 전 세계적으로 사과, 배 생산에 큰 손실을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Bonn과 van der Zwet, 2000; Drenova 등, 2013; Van der Zwet 등, 2012). 이에 따라 The European and Mediterranean Plant Protection Organization (EPPO)에서는 E. amylovora를 A2 list로 지정하여 검역병원균으로 다룰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여러 국가에서 국가 간 병원균의 유입 및 유출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Bonn과 van der Zwet, 2000; European and Mediterranean Plant Protection Organization, 2023).
국내에서는 화상병이 2015년 경기도 안성의 배나무 과원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으며(Park 등, 2016), 식물방역법상 금지병으로 지정하여 화상병의 발견 및 진단 즉시 발생주 및 해당 과원의 기주식물을 매몰하는 공적방제를 실시하고 있다(Park 등, 2017). 2024년 과수 화상병 예찰· 방제사업 지침에 따르면 공적방제의 범위를 발생 지역과 미발생 지역으로 구분하고, 화상병 발생 지역의 경우 발생주율 5% 미만은 방제관 판단하에 감염주 또는 부분 제거, 발생주율 5-10%는 방제관 판단하에 부분 또는 전체 폐원, 발생주율 10% 이상은 폐원하고 이때 기주식물의 제거는 굴취 후 매몰 또는 소각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에, 화상병 미발생 지역은 발생과원 내 전체 기주식물의 이동을 금지하고 모두 폐기하고 있다.
2015년에서 2019년까지 국내 화상병의 진단 현황과 발생 상황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화상병은 2015-2017년까지 안성, 천안, 제천에서 매년 17농가에서 43농가 사이로 발생하였다가 2018년 67농가, 2019년 188농가로 발생이 증가하였고 파주, 이천, 용인, 원주, 평창, 충주, 음성으로 병이 확산되어 발생 지역과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이때 발병한 과수 중 배나무는 주로 20-30년생이 많은 반면 사과나무는 대부분 20년생 이하였으며, 특히 2018년부터 10년생 이하가 급격히 증가하여, 어린 사과나무에서 병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를 나타냈다(Ham 등, 2020b). 그러나 2019년 이후의 국내 발생 상황을 지역별로 종합하여 보고한 자료는 현재까지 없으며, 국내의 화상병의 발병 특성을 구명하고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병 발생 요인을 분석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화상병 발생 상황을 조사하고 발생 기주 및 지역별 분포 양상을 파악하는 동시에, 연도별, 지역별 화상병 발생량과 온도, 습도, 강우일수 등 기상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화상병의 발병 특성을 이해하고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써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재료 및 방법
시료 수집과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시료는 시 ·군농업기술센터 등에서 화상병 진단을 의뢰한 식물 조직을 사용하였다. 화상병이 의심되는 사과, 배, 산사, 팥배, 모과 나무의 잎 또는 줄기를 70% 에탄올로 표면 소독한 후 멸균한 칼로 식물 조직 병반의 경계 부위를 5×5 mm 크기로 5조각을 자른 후, 자른 조각을 멸균수 500 µl에 넣고 실온에서 30분간 정치하였다. 세균이 누출되면 세균 추출액을 증류수에 1/10으로 희석하여 1 µl를 real-time PCR을 위한 template로 사용하였다. Real-time PCR (CFX96; BioRad, Hercules, CA, USA)은 과수화상병/가지검은마름병 검출키트(NanoHelix, Daejeon, Korea)를 이용하여 매뉴얼에 따라 수행하였으며, 추출액에서 두 반복으로 PCR을 수행하여 FAM의 fluorescence가 C t-value 35 이하로 검출되면 화상병 양성으로 진단하였다(Jin 등, 2022, 2023).
세균 분리 및 동정
병원균 분리를 위해 real-time PCR 검출용으로 제조한 세균 추출액을 사용하였다. 세균 추출액 10 µl를 취하여 tryptic soy agar (TSA; Difco, Sparks, MD, USA)에 획선도말하여 27 °C에서 48시간 동안 배양하였다. 또한 E. amylovora TS3128 (Kang 등, 2021)을 함께 배양하여 세균의 콜로니 비교를 위한 대조구로 사용하였다. 배양된 배지에서 대조구와 유사한 콜로니를 선발한 후 TSA 배지에 2회 더 계대배양하여 순수분리하였고, 분리한 세균은 E. amylovora 특이 프라이머인 A/B (Bereswill 등, 1992) 또는 RS24580-205 (Ham 등, 2022)를 활용하여 논문에 기술된 조건에 따라 colony-PCR을 수행하고 900-1,100 bp 또는 205 bp의 PCR 산물이 확인되면 E. amylovora로 동정하였다.
병 발생 분포 지도 작성
분포 지도를 작성하기 위해 화상병 양성으로 진단된 모든 과원의 위도와 경도 GPS 정보를 수집하였다. 국내 도, 시/군/구, 읍/면/동 단위 백터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ngii.go.kr)에서 내려받았으며, Quantum Geospatial Information System (QGIS, v3.8; Open Source Geospatial Foundation, Boston, MA, USA)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국내 화상병 분포 지도를 연도, 기주 및 발생 건수 정보를 입력하여 작성하였다.
기상 자료 수집
연도별 1-6월의 강우량, 강우일수, 온도 및 습도 측정은 Automated Weather Station을 통하여 제천(백운면 37.1445, 128.0253, 봉양읍 128.1766, 37.1615, 신월동 128.1943, 37.1593), 충주(엄정면 37.0737, 127.9035, 산척면 37.0729, 127.0072, 안림동 127.9525, 36.9705, 달천동 127.8972, 36.9501, 수안보면 128.0079, 36.8391, 노은면 127.7997, 37.0456), 안성(보개면 127.2877, 37.0239, 공도읍 127.1625, 36.9806, 옥산동 127.2502, 37.0037), 천안(입장면 127.2122, 36.9236, 목천읍 127.2072, 36.7752, 성환읍 127.1300, 36.9599, 병천면 127.2928, 36.7622, 성거읍 127.1561, 36.8782)의 기상 자료를 수집하였다. 관측 자료 분석을 위해 제천, 충주, 안성, 천안의 시별로 온도 및 상대습도는 1일 단위로 측정한 관측값을 평균하였고, 강우량은 월별 일일 강우량의 총 합을 구하였으며, 강우일수는 월별로 강우가 있었던 날짜를 계수하였다.
통계 분석
기상 자료와 화상병 발생과의 상관관계 조사를 위해 피어슨 상관계수를 분석하였다. 또한 발병 나무 수령의 기주별 비교는 t-test를 수행하였으며, 지역별 비교는 일원분산분석과 던컨다중분석을 수행하였다. 통계 분석은 SAS 9.4 (SAS Insititute Inc., Cary, NC,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결 과
화상병 시료 수집과 연도, 지역별 병 발생 현황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사과, 배, 모과, 산사, 팥배의 다양한 기주식물에서 화상병 의심시료를 수집하였다. 화상병의 병징은 잎에서 잎맥을 따라 수침이 생기고 검은색이나 갈색으로 변색되며 마르는 증상이 나타났으며, 줄기는 검은색이나 갈색으로 마르고 끝이 갈고리처럼 휘어졌고, 표면을 벗기면 도관부가 갈변하였다. 열 매는 괴사가 일어나고, 표면에 세균 누출액이 맺히며 시큼한 냄새가 나고 끈적거렸다(Fig. 1). 수집한 시료에서 real-time PCR로 E. amylovora 특이적인 염기서열을 증폭한 결과 총 2,353건의 시료 중 2,029건이 화상병으로 확인되었다.
연도별로 화상병의 발생량은 2019년 188건에서 2020년과 2021년도에 각각 744건과 618건으로 급격히 증가한 이후로 2022년에는 245건, 2023년에는 234건으로 감소하였다. 2019년에는 지역별로 충주에서 76건, 제천에서 62건이 발생하여 전체 발생량의 73.4%를 차지하였으며 천안 18건, 안성 13건, 기타 지역에서는 10건 미만으로 화상병이 나타났다(Fig. 2). 2020년에는 충주와 제천에서 화상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여 각각 348건, 139건이 나타났고 안성 134건, 천안 55건이 나타나 4개 지역에서 전체 발생량의 90.9%를 차지하였다. 그 외에 평택 19건, 음성 16건 및 기타 지역에서 10건 미만으로 화상병이 나타났다. 2021년에는 화상병 발생량이 많은 순으로 충주 157건, 천안 132건, 안성 126건으로 나타나 전체의 67.2%를 차지하였으며, 이밖에 제천 44건, 음성 36건, 평택 25건, 당진 21건, 이천 19건, 아산 15건, 안동 11건 등이 나타났다. 2022년에는 화상병이 충주 62건, 안성 53건, 천안 27건, 이천 16건, 음성 15건, 평택 14건, 제천 12건, 아산 12건, 진천 11건 등이 발생하여 전반적으로 병 발생량이 줄어들었다. 2023년에는 충주 56건, 안성 34건, 천안 27건, 안동 21건, 평택 13건, 제천 12건, 음성 10건 등이 발생하였다.
또한 화상병 발생 지역은 2019년에 경기 이천, 용인, 파주, 연천과 충북 음성에서 처음으로 나타났고, 2020년도에는 경기 평택, 양주, 광주, 충북 진천, 천안 아산, 전북 익산으로 확산되었다. 2021년도에는 화상병이 경기 남양주, 여주, 강원 영월, 충북 괴산, 단양, 충남 당진, 예산과 경북 안동, 영주에서도 나타났다. 2022년도에는 신규 발생 지역이 경기 화성과 강원 홍천이었으며, 2023년도에는 경기 양평, 강원 정선, 양구, 충북 증평, 전북 무주, 경북 봉화로 확산되었다. 이렇듯 2019년에서 2023년까지 화상병 발생 지역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었다(Fig. 3). 또한 화상병은 경기, 강원, 충남, 충북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였으며, 배나무 화상병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사과나무 화상병은 경기 북부와 중부, 강원, 전북 및 경북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기주별 화상병 발생과 발병주 수령
화상병이 발생한 기주는 사과나무가 가장 많은 1,378건(67.9%)으로 나타났고, 배나무가 645건(31.8%)으로 그 다음을 차지하였으며, 모과나무 3건, 산사나무 2건(Lim 등, 2023a), 팥배나무 1건(Lim 등, 2023b)에서도 화상병을 확인하였는데(Table 1), 대부분의 기주들은 농경지에서 발견된 반면 모과나무는 화상병 발생지 주변의 정원수나 가로수에서 발견되었고, 산사나무는 공원의 조경수에서도 발견하였다.
화상병이 발병한 사과나무의 수령은 평균 9.7년생으로 무주와 양평에서 발병주의 평균 수령이 각각 5.5년과 5.3년으로 가장 낮았고, 봉화가 평균 13.2년으로 가장 높았다(Fig. 4). 반면 배나무의 발병주 수령은 평균 25.2년생으로, 양평이 7.7년으로 가장 낮았고, 평택이 평균 33.8년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화상병 발생량이 가장 많은 충주는 사과를 주로 재배하는 지역으로 발병한 사과나무의 평균 수령이 10.2년, 배나무는 18.6년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나무 화상병의 주요 발생 지역인 안성과 천안은 배나무의 평균 수령이 각각 23.8년과 25.9년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사과나무의 평균 수령은 10년생 전후로 배나무의 25년생 전후보다 낮았다. 특히 사과에서 화상병이 가장 많이 발생한 충주와 제천의 사과나무 발병주 평균 수령은 10년생 전후로 낮게 나타났다.
화상병 발생과 기상 요인 간 상관관계
화상병이 확진된 시기는 6월이 1,06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5월(439건), 7월(223건), 11월(133건)로 전체 발생량의 85%가 5-7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다(Fig. 5). 또한 수확이 끝난 11월에도 133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131건이 배나무에서 확인되었다(Table 2).
화상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요인을 구명하기 위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화상병의 발생량이 많은 지역인 충주(699건), 안성(360건), 제천(269건), 천안(259건)을 대상으로 각 연도별로 1-6월의 온도, 습도, 강우량, 강우일수와 화상병 발생량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화상병의 발생량은 1, 2, 6월 일최고기온 평균과 2, 5, 6월의 강우일수 그리고 1, 2월의 누적강우량과 상관계수(r)가 0.41에서 0.57 사이로 정의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Fig. 6). 또한 2020년과 2021년도에 화상병이 많이 발생한 충주(산척, 엄정)와 제천(백운) 지역의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월의 강우량, 강우일수, 상대습도 및 평균 온도를 비교하였을 때 2020년과 2021년의 5월 강우일수가 10일에서 16일 사이로 2019년 또는 2022-2023년의 2-8일보다 높은 양상을 나타냈다(Fig. 7). 강우량은 2020년, 2021년, 2023년에 높게 나타났으나, 2023년 충주 산척의 경우 산척면에 있던 사과 과원 대부분이 이미 폐원되어 화상병 발생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5월의 평균 상대습도는 2020년과 2021년의 관측량이 69.7% 이상으로 2023년을 제외한 다른 해보다 높았다. 반면 5월의 평균 온도는 2020년과 2021년이 14-18 °C 사이로 다른 해보다 낮은 편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2020년과 2021년 1-2월의 높은 온도와 많은 비, 5-6월 많은 강우일수가 화상병의 발생량이 많았던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고 찰
국내의 과수 화상병은 2015년 첫 발생 이래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발생 지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화상병 발생 지역은 초기에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주로 배나무)와 충북 북부와 강원 남부(주로 사과나무)를 아우르는 경계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다가 경기 북부, 강원 북부 및 사과의 주산지인 경북 등지로 확산되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화상병의 발생 시기는 5-7월에 전체의 85%가 나타났는데, 이 시기는 연중 온·습도가 가장 온화하여 E. amylovora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또한 화상병 발생 기주는 5년간 사과나무에서 67.9% (1,378건)로 가장 많았고 배나무에서 31.8% (645건)로 사과에서의 발생량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국내에서 2015-2019년까지 배나무보다 사과나무에서 화상병의 발생이 많은 이유에는 과수의 수령이 관련되어 있다고 분석하였는데(Ham 등, 2020b), 본 논문에서 분석한 2019-2023년의 발생 현황에서도 발병주의 수령이 배나무보다 사과나무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어린 과수에서는 E. amylovora의 수체내 확산 속도가 빠르고 손상이 심하며 방제제를 살포하여도 효과적으로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어렵다(Johnson과 Temple, 2016; Smith, 2014). 따라서 충주, 제천 지역의 사과나무의 수령이 낮았던 것이 2020-2021년 사과나무에서 병의 확산이 더 빨랐던 요인 중 하나로 판단되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사과나무의 경제적 수령은 소식(ha당 500주 미만)의 경우 23년, 밀식(ha당 1,500주 이상)의 경우 13년이며, 배나무는 Y자형 밀식 재배의 경제적 수령이 34년이다(Im, 2015). 특히 사과나무는 생산량 증가와 노동력 절감을 위해 M9 등 왜성대목을 사용하여 저수고 밀식재배를 주로 하여 나무의 경제적 수령이 감소하였다(Jang, 2009). 따라서 재배되는 사과나무의 평균 수령은 낮을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요인은 화상병의 감염과 확산에 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편 화상병의 발생 빈도는 2019년 188건에서 2020년과 2021년도에 각각 744건과 618건으로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2022년에는 245건, 2023년에는 234건으로 감소하여 어떤 요인이 화상병의 발생량에 영향을 주는지 분석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연도별 온도, 습도, 강우량, 강우일수와 병 발생량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2020년과 2021년의 1-2월 온도와 강우량 및 5-6월 강우일수가 화상병 발생량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판단되었다. 비를 통한 수분의 공급은 궤양에서 E. amylovora의 생존을 도우며, 병원균의 감염과 확산을 촉진한다. Santander 등(2022)에 의하면 관개를 하지 않은 나무보다 관개를 한 나무에서, 그리고 건조하기보다 평균적인 강우가 있었던 해에 수집한 궤양에서 E. amylovora의 살아있는 cell이 더 많이 검출되었다. 또한 습한 환경에서 형성된 궤양이 건조한 환경에서 형성된 궤양보다 크기가 컸다(Santander 등, 2022). 비는 꽃을 통한 E. amylovora의 감염을 용이하게 하는데, 병원균을 암술머리에서 hypanthium으로 이동시키고 습한 환경을 통해 증식하도록 유도한다(Thomson, 1986; Wright와 Beer, 1996). 또한 미국 동부와 같이 습한 여름의 기후에서는 E. amylovora의 신초 감염이 많이 나타난다(DuPont 등, 2023). 따라서 국내에서 2020년과 2021년에 1-2월 온도가 높고 강우량이 많았던 것은 궤양에 존재하는 E. amylovora의 생존율을 높였고, 5-6월 강우일수가 많았던 것이 꽃과 신초에서 병원균의 감염과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국내 화상병의 발생 빈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충주, 안성, 제천, 천안 지역에서 화상병 발생이 감소하도록 예방을 철저히 하여야 하고, 특히 나무의 수령이 어리고 재배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화상병 발생에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궤양은 화상병균의 전염원이 될 수 있으므로(Santander 등, 2022) 개화 전에 제거하여야 하며, 전정과 적과 등의 작업 시 작업자와 작업 도구를 통해 화상병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Ham 등, 2020a) 작업 도구 소독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배나무의 경우 국내에서 대부분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신고”로 화상병에 저항성으로 알려져 있으며(Peil 등, 2009), 화상병에 감염되어도 확산 속도가 늦어 수확이 가능하다. 또한 재배 농가 중에 임차농이 많아(Ham 등, 2020a) 수확 후인 11월에 화상병 의심 신고를 하는 사례가 많이 나타났다. 화상병 발병주를 제거하지 않으면 작업자의 이동이나 강한 비 · 바람 등으로 인해 병원균이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는 주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신고가 늦어질 경우 농가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개화기와 신초가 활발히 형성되기 시작하는 5월의 높은 강우일수와 강우량은 화상병 발생이 증가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효과가 좋은 약제를 선정하여 개화 초기에 방제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Bacillus spp. 등이 함유된 미생물제를 개화 초기에 살포하면 이들이 화기에 미리 증식하여 E. amylovora가 증식할 공간을 차지하므로 화상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Farkas 등, 2012). 그러나 미생물제의 화기 내 증식에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여 재현성 있는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우므로 화상병 발생 지역에서는 방제 효과가 높은 화학적 방제제인 스트렙토마이신 등의 항생제를 주로 살포하여야 한다(Ham 등, 2023; Sundin 등, 2009). 특히, 화상병균의 꽃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상병 꽃감염 위험 예측 정보에 따라 약제를 살포할 것을 권장한다(Namkung과 Yun, 2023). 또한 화상병 발생 지역에서 미발생 지역으로의 묘목이나 벌통 및 작업자의 이동이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여야 화상병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화상병의 발생을 연도별로 모니터링하고, 화상병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기상, 환경, 작업자 등과 연계하여 구명하는 연구가 수행되어야 화상병의 발생을 줄이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cknowledg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a Cooperative Research Program (Project No. RS-2020-RD009337) from the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Republic of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