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여름 무에서 시들음병 발생 현황과 병원균의 병원학적 특성 연구
Status of Fusarium Wilt Incidence on Summer Radish and Etiological Characteristics of the Causal Fungus in Korea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Incidence of Fusarium wilt was surveyed in fields of summer radish in Gangwon province in Korea in 2018 and 2019. The disease started in early July and spread rapidly in hot summer of late July and August and in severe case, reached up to 80% in a field in Gangneung area. Symptoms in the seedling stage include poor growth and browning of internal tissue of root. During mid-growth, the leaves of diseased plant turned yellow over time, the surface of the roots changed from white to blackish, and the vascular tissues turned brown. A total of 23 isolates was obtained from the diseased plants and identified as Fusarium oxysporum f. sp. raphani by elongation factor-1a and intergenic spacer sequence analysis. Pathogenicity of the isolates was tested by artificial inoculation to the radish and other plants. All the isolates tested were pathogenic to radish plant, although there were differences in virulence on radish 11 cultivars. However, the isolates were not virulent to other plants except some cruciferous vegetables including Brussels sprouts, rocket, stock, and turnip. The results of pathogenicity test showed that it is necessary to rotate with crops other than cruciferous vegetables in order to prevent Fusarium wilt from radish fields.
서 론
무(Raphanus sativus L.)는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배추과 채소작물로서 김치의 주재료뿐만 아니라 조림, 국거리, 시래기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고 심한 더위나 추위에는 약한 편이지만 품종과 재배기술의 발달로 계절별로 봄무, 여름무, 가을무, 월동무와 같이 다양한 작형으로 재배되면서 연중 생산, 출하되고 있다. 특히, 여름무는 하절기인 7–9월에 출하되는 무를 말하며 강원도와 전라북도의 일부 고랭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어 고랭지무라고도 부른다. 여름무의 주산지인 강원도 평창과 정선은 대개 5월 중•하순부터 6월 상순, 홍천은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파종 시기를 달리하여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고,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서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다른 작형에 비하여 농가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여름무 재배는 고온, 높은 일사량 및 긴 일조시간으로 인하여 생육기간이 50–60일로 짧은 편이지만, 시들음병, 무름병을 비롯한 다양한 병해와 생리장해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2017).
무 시들음병은 2016년부터 강원도 정선, 강릉, 홍천, 평창 등 고랭지 지역에서 재배되는 여름무에서 심하게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2016년도에는 홍천 118 ha를 포함하여 136.6 ha, 2017년도에는 정선 21 ha를 포함하여 61.5 ha가 피해를 보면서 무 시들음병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 무 시들음병은 Fusarium oxysporum이 일으키는 토양전염성 곰팡이 병해로서 국내에서는 1982년 처음 병 발생이 기록되었다(Korean Society of Plant Pathology, 2009). 2001년 십자화과(배추과) 채소작물에서 시들음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에 대한 병원성 연구를 통하여 무에 서 분리된 시들음병균이 배추와 양배추의 일부 품종과 모든 무 품종에 병원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하였고(Moon 등, 2001), 시들음병에 대한 저항성 무의 효율적 검정법을 확립하기 위한 발병 조건과(Baik 등, 2011) 대량 저항성 검정법이 연구되었다(Lee 등, 2016). 전 세계적으로 F. oxysporum 종복합체는 다양한 작물에서 시들음병을 일으키며 기주식물에 대한 병원성을 기초로 150개 이상의 분화형(formae speciales)이 있고, 특히, 배추과 작물에서는 양배추를 침해하는 conglutinans, 무를 침해하는 raphani, 스토크(비단향꽃무)를 침해하는 matthioli를 포함하는 3가지 분화형이 알려져 있다(Bosland와 Williams, 1987).
국내에서 무 시들음병에 대한 연구가 있었지만 고랭지 여름 무 재배포장에서 시들음병 발생에 대한 현황조사, 현장 진단을 위한 생육기별 병징, 시들음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분화형에 대한 분자적 동정 및 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돌려짓기 작물에 대한 병원성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18년과 2019년 고랭지 여름무 재배포장에서 시들음병 발생을 조사하고 병원균을 분리한 후 병원균의 분자생물학적 동정 및 병원성을 검정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병 발생 조사
2018년과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 홍천 여름 무재배 포장을 대상으로 시들음병 발생을 조사하고 병징을 관찰하였다. 병 발생율은 2016년과 2017년도에 병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하였으며, 관찰주수에 대한 발병주수의 비율로 환산하였다. 또한, 이어짓기, 돌려짓기 등 작부체계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하였다.
병원균 분리
시들음증상을 보이는 무를 채집하여 병원균을 분리하였다. 먼저, 채집된 무 뿌리를 물로 세척한 후 뿌리의 변색부위를 절단하여 표면소독(1% NaOCl)하고 살균수로 세척한 후 여과지로 물기를 제거하고 2% 물한천배지(water agar, WA)에 치상하였다. 25°C 항온기에서 3일 이상 배양하면서 병든조직에서부터 나오는 균사의 선단부분을 떼어내어 감자설탕사면배지(potato dextrose agar, PDA)에 배양하였다. PDA에서 배양한 균주로부터 포자현탁액을 만들고 WA에 12시간 배양 후 단포자 분리하였다. 분리된 균주들은 카네이션잎배지(carnation leaf agar, CLA)에 14일 동안 배양하여 포자를 형성 시킨후 광학현미경하에서 소형 및 대형분생포자와 후막포자의 형태 및 크기를 조사하였다. 분리된 균주는 4°C에 보관하면서 실험에 사용하였고 병원성 검정 등 추가 실험을 위해 20% glycerol 용액으로 포자현탁액을 만들어 –80°C에 보관하였다.
DNA 추출 및 염기서열 분석
분리된 균주의 genomic DNA는 Chi 등(2009)의 방법을 응용하여 추출하였다. PDA에서 5일 동안 배양한 균사체를 lysis buffer (EDTA 10 mM, Tris-HCl 100 mM, KCl 500 mM)를 이용하여 균사체를 마쇄한 후, phenol:chloroform:isoamyl-alcohol (25:24:1)을 넣어 균질화하고 12,000 rpm에서 5분 동안 원심분리 후 상등액을 취하여 isopropanol로 침전시켰다. 추출된 DNA는 Fusarium속의 종간 구별을 위한 유전적 마커로 EF1/EF2 (O’Donnell 등, 1998)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translation elongation factor 1α (EF-1α) 유전자를 증폭하였고 F. oxysporum의 formae speciales를 동정하기 위하여 CNL12/CNS1 (Srinivasan 등, 2010)프라이머를 사용하여 ribosomal DNA intergenic spacer (IGS) 부위를 증폭한 후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된 염기서열은 GenBank (accession nos. MN398955–MF398959, MN418203–MN418225)에 등록하였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DNASTAR (Lasergene 15)로 교정하고, CLUSTAL X를 사용하여 정렬한 후 MEGA X (Kumar 등, 2018)를 이용하여 neighbor-joining 계통수를 작성하였다.
병원성 검정
병원균 접종원은 국내에서 분리된 F. oxysporum f. sp. raphani 균주(SKH18092)를 PDA 배지에 접종하고 25°C에서 7일 동안 배양하였다. 배양된 균총은 스트리퍼로 긁어내고 멸균수와 혼합한 후, 2겹으로 겹친 miracloth로 걸러 균사를 제거하고 포자현탁액을 1×106 spores/ml가 되도록 제조하였다. 무를 비롯한 루콜라, 배추, 양배추 등 12개 작물은 시판 종자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종자는 5×10 연결 포트(54×28×5 cm)에 원예용상토를 넣고 품종당 60립씩 파종하여 온실(25±5°C)에서 재배하였다. 작물의 생육을 고려하여 무, 순무, 유채, 배추, 양배추는 파종 후 14일 유묘를 병원성 검정에 사용하였고, 감자는 7일, 그 외 작물은 파종 후 21일 유묘를 사용하였다. 병원균 접종은 포자현탁액 침지법을 사용하였다. 연결포트에 심어진 유묘를 뽑아서 뿌리에 상처를 준 뒤 물에 흙을 씼고 포자 현탁액에 각각 40분간 침지 처리하였다. 침지 후 컵포트 14호(9×8.5 cm)에 원예용상토를 넣고 포트당 2주씩 품종별 25포트, 총 50주를 옮겨심고 10일 후부터 병 발생을 조사하였다. 대조구는 포자현탁액 대신 살균수에 침지한 것을 제외하고는 같은 방법으로 5포트 10주를 옮겨 심었다. 발병조사는 시들음증상 유무에 의해 발병률을 조사하였고, 발병도는 0=무발병, 1=생육감소, 2=잎 황화, 3=황화, 잎 일부고사, 근부변색, 4=고사로 조사하였다. 평균 발병도가 1.0 이하는 저항성, 1.1–2.0는 중도 저항성, 2.0 이상은 감수성으로 정하였다. 모든 실험은 2회 실시하였고 통계 분석은 SAS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ANOVA 분석을 하였으며, 처리 평균 간 비교를 위하여 던칸다중검정(P=0.05)를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무 시들음병 발생
2018년과 2019년 5월부터 8월 하순까지 무시들음병이 주로 발생했던 평창의 진부면과 대관령면, 정선 임계면, 홍천 내면 및 강릉 왕산면 지역에 있는 여름무 재배 포장을 중심으로 병 발생이 조사되었다(Table 1). 조사된 48포장 중 15포장에서 발병하였고, 포장 내 발병률은 5% 이하가 7포장, 30% 이하가 5포장, 50% 이상이 3포장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도에는 23개 포장 중 9개 포장에서 발병하였다. 포장에서 발병률은 홍천 4포장에서는 2.3%, 정선 3포장에서는 35%의 발병률을 나타냈다. 평창에서는 10포장 중 7월 상순에 늦게 파종하고, 이어짓기한 진부면의 1포장에서만 발병하였고, 발병률도 1% 이하로 매우 낮았다. 반면, 강릉에서는 1포장에서만 발병하였으나 80%의 높은 발병률을 나타냈다. 2019년도에는 40포장 중 6포장에서 발병하였고, 포장 내 발병률을 보면 평창에서는 16포장 중 3포장에서 28%, 강릉에서는 2포장에서 7.5%, 정선에서는 1포장에서 5% 발병하였으나, 홍천에서는 발병 포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고랭지 여름무 재배 포장에서 작부체계와 병 발생이 조사되었다(Table 2). 2018년과 2019년 조사된 63포장 중 돌려짓기는 57포장, 이어짓기는 6포장으로서 병이 발생했던 지역에서는 대부분 돌려짓기를 실시하고 있었다. 돌려짓기 기간은 대개 1년이었지만 정선에서는 2년, 강릉에서는 4년간 돌려짓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돌려짓기 작물은 대부분 감자였고, 이외에도 배추, 양배추, 당근, 대파, 당귀, 호박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작부 체계에 따른 시들음병 발생을 보면 이어짓기 포장은 물론 돌려짓기한 57포장 중 12포장에서 발병하였다. 특히, 2018년에 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홍천의 두 포장은 돌려짓기에도 불구하고 발병하였고, 이전에 발병하였던 정선 포장에서는 3년간 배추과 이외의 작물로 돌려짓기를 실시하였으나 발병하였다. 또한, 강릉에서는 배추와 감자로 2년씩 4년간 돌려짓기하였는데 다음 해는 포장 일부에서만 발병하였으나 2년 연속 이어짓기한 포장에서는 발병률이 80%로 크게 확산되어 수확이 불가능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4년간 돌려짓기한 포장이라도 시들음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돌려짓기 이후에도 이어짓기를 한다면 병이 크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무 시들음병은 이전에 발병했던 포장과 가까운 포장에서 새로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발병 포장의 출입구에서 병 발생이 시작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병원균이 경운이나 수확 과정에서 농기구 혹은 차량 등에 부착된 오염 토양 혹은 장마기에 오염된 토양이 건전 토양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조사지역의 대규모 무 재배 농가에서는 대개 농가별로 농기구를 보유하고 있어서 농기구에 의한 오염보다는 수확기 포전매매에 따른 무 수송용 수확 차량이 오염포장의 흙을 부착하여 건전 포장을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고랭지 지역에서 여름무 시들음병 발생 면적은 2016년과 2017년 이후 해마다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무 재배 농가가 병 발생이 심한 지역에서는 무 시들음병균이 배추과 일부 작물에서만 발병한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다른 비기주작물로 완전히 전환하거나 1–3년간 돌려짓기 후 무를 재배함으로서 포장에서 병원균의 전염원의 밀도를 줄인 것이 주된 원인으로 생각된다.
시들음병 증상
포장에서 시들음병 초기 증상은 파종 1개월 이내로 대개 7월 상순에 나타나지만 발견하기 어렵다. 날씨가 덥고 병이 진전되는 7월 하순부터 쉽게 볼 수 있고, 8월에는 눈에 띄게 군데군데 건전한 식물체와 병들어 죽은 식물체가 혼재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Fig. 1A). 병든 무의 지상부 잎은 건전 무 잎보다 생육이 매우 부진하며 뚜렷이 작아서 구분되었다(Fig. 1B). 건전 무의 뿌리는 매끈하였으나 병든 무 뿌리는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다소 움푹 들어갔고, 뿌리를 절단해 보면 중앙부위에 갈변증상이 나타났다(Fig. 1C). 생육 중 후기에 접어 들면서 병든 무의 지상부 잎은 일부가 노랗게 변색되고 점차 잎 전체로 확대되었다. 건조한 조건에서는 아래쪽의 잎은 마르면서 고사하지만, 습한 환경에서 노란 잎의 잎줄기(엽병)는 뿌리로부터 쉽게 탈락되었다(Fig. 1D). 병든 지하부 뿌리의 백색 표면은 피부가 멍든 것처럼 다소 검게 변한다(Fig. 1E). 뿌리를 절단해 보면 병든 어린 무처럼 뿌리 중앙이 변색되는 것이 아니라 표피와 가까운 도관부위가 갈변–흑변하였다(Fig. 1F). 심해지면 병든 식물체는 뿌리가 썩고 지상부도 완전히 말라 죽었다. 무 시들음병은 생육 초기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여 병의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병원균 동정
강원도 정선에서 10 균주(SKH18079–18088), 평창 4 균주(SKH18089–18091, SKH18139), 홍천 7 균주(SKH18092, SKH181401–18145), 강릉 2 균주(SKH18146, SKH18147)를 포함하는 총 23개 Fusarium속 균주가 무에서 분리되었다. Fusarium 균주에 대한 형태적, 배양적 특성을 CLA 배지에서 조사한 결과, 분리된 균주 모두 균사에서 단경자(monophialide)를 형성하였다. 또한, 3–4개의 격막을 갖는 초승달 모양이고, 크기가 대개 10–40×2.5–5 μm 대형분생포자와 격막이 없거나 1–2개의 격막을 갖는 타원형–난형으로 크기가 4.0–20×2.0–4.0 μm인 소형분생포자를 비롯하여 무색, 단세포, 원형–타원형으로 크기는 5–15 μm 후막포자를 형성하였다. PDA 배지에서 기중균사는 풍부하고 균총은 대개 백색–연보라색이나 균주에 따라서 색깔에 변이가 존재하였다. 이러한 형태적 특성은 Leslie와 Summerell (2006)와 Nelson 등(1983)의 F. oxysporum의 특성과 일치하여 무에서 분리된 Fusarium 균주는 F. oxysporum으로 동정하였다.
Fusarium속 균의 분자생물학적 종 동정을 위해 무에서 분리한 F. oxysporum 23균주와 GenBank에 등록된 F. oxysporum의 다양한 분화형(formae speciales)을 포함시켜 EF-1α 염기서열에 기초한 계통분석을 실시하였다(Fig. 2A). 무에서 분리된 F. oxysporum 균주들은 cepae, cubense, lycopersici, matthiolae, radiscis-lycopersici, spinaciae 분화형과는 다른 그룹으로 구분되었지만 apii, conglutinans, pisi, raphani, vasinfectum 분화형과는 같은 그룹에 속해서 무에서 분리된 균들의 분화형을 알 수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IGS 부위의 염기서열에 기초한 계통분석을 실시하였고(Fig. 2B), 국내 무에서 분리된 F. oxysporum 균주들은 분화형이 raphani로 알려진 미국 무에서 분리된 2균주 ATCC58110, ATCC16601, 이탈리아 로켓(아루굴라, 루꼴라) 잎채소에서 분리된 5균주 FR-0/02, FR-2/02, FR-13/04, FR-19/03, FR-26/03, 일본 순무에서 분리된 2균주 100017, R238과 같은 그룹에 속하였으며, EF-1α 계통분석에서 같은 그룹에 속하였던 양배추를 침해하는 conglutinans, 완두콩을 침해하는 pisi와는 뚜렷하게 구부되었기 때문에 국내 무에서 분리된 F. oxysporum 균주들은분화형이 raphani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배추과를 침해하는 F. oxysporum의 3가지 분화형 conglutinans, raphani, matthioli는 형태적으로 구분하기 어렵고, 병원성 검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분화형 결정을 위해서는 분자생물학적 동정이 필요하다. 또한, 각 분화형에 대한 기주범위가 양배추, 무, 스토크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배추과 작물을 침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병원성 검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Enya 등, 2008; Garibaldi 등, 2006). IGS 염기서열 분석은 EF-1α보다 F. oxysporum 종 내에서 유전적 다양성을 조사하고, 분화형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재현성 있는 도구라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Mbofung 등, 2007; Srinivasan 등, 2010). 국내에서 분리된 시들음병균은 EF-1α 염기서열에서뿐만 아니라 IGS 염기서열에서도 균주간에 차이가 없이 동일하였기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은 없었다. 다만, 유전적 다양성 유무를 확인하게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균주와 유전자를 포함시켜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 품종저항성
관동여름무 등 현재 시판되고 있는 11품종을 대상으로 품종저항성을 검정하였다(Table 3). 봄•여름무 품종 청일춘과 봄무 품종인 신청일품의 발병도는 각각 1.0과 1.7, 발병률은 25%와 44%로서 저항성과 중도저항성이었던 반면, 여름무 재배 품종인 관동여름무와 강추의 발병도는 각각 3.7과 3.8, 발병률은 93%와 96%로 고도의 감수성이었고, 봄무 아시아백춘, 봄•여름무 대들보, 여름무인 영동, 초롱, 청록플러스, 가을무 서호와 태양은 발병도가 2.6–3.3, 발병률이 64–83%로 감수성으로 공시품종 대부분이 감수성이었다. 따라서 시들음병이 발생했던 포장이나 인근 포장에서는 시판되고 있는 무 품종 중 병 저항성으로 알려져 있으면서 시장에서도 선호 하는 여름 무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주범위 조사
배추 등 배추과 작물을 포함한 11개의 작물에 대한 무 시들음병균의 병원성을 조사하였다(Table 4). 배추과 작물에 속하는 로켓에서는 인공접종 10일 후, 방울양배추, 스토크, 순무에서는 인공접종 3–4주 후 발병하였다. 특히, 배추과에 속하는 로켓과 방울양배추에서는 발병도와 발병률이 비교적 높았으나 양배추와 배추에서는 발병하지 않았고, 감자를 비롯하여 유채, 당근, 대파, 쥬키니호박 등 다른 작물에서도 발병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에서 무에서 분리된 시들음 병균이 무, 배추, 양배추에서 병원성을 갖는다는 이전의 보고와는 차이가 있다(Moon 등, 2001). 이것은 시험에 사용된 병원균균주나 품종이 다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Enya 등(2008)은 무에서 분리된 F. oxysporum f. sp. raphani의 병원성 검정에서 양배추와 브로콜리에는 모두 병원성이 없었으나 배추에는 병원성 있는 균주와 없는 균주를 보고한 바 있다.
이어짓기로 인하여 병 발생이 심해지면서 돌려짓기를 위한 작목의 선택이 중요하게 되었다. 고랭지에서 감자는 무 대신에 가장 많이 선택되고 있는 돌려짓기 작물이다. 그러나 감자가 무 시들음병균의 기주작물은 아니지만 무와 감자에서는 토양전염성 병원균인 Verticillium dahliae에 의한 반쪽시들음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돌려짓기 작물로서 적합하지 않다(Kim 등, 2019; Yan 등, 2019). 또한, 돌려짓기 작물로 사용되는 배추에서 보고된 시들음병균(F. oxysporum f. sp. conglutinans)은 인공 접종에 의해 무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Bosland와 Williams, 1987; Moon 등, 2001). 이러한 결과로부터 돌려짓기 작물로서 감자뿐만 아니라 배추, 방울양배추, 순무, 로켓, 스토크 등 배추과 작물은 피하고, 당근, 대파, 쥬키니호박 등 배추과 이외의 비기주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요 약
2018년과 2019년에 강원도 여름 재배 무 포장에서 시들음병 발생이 조사되었다. 시들음병은 7월 상순 발생했고, 7월 하순과 8월 뜨거운 여름에 급속히 확산되었으며, 심한 경우, 일부 포장에서는 80%까지 발생하였다. 유묘기에 병든 무는 생육이 불량하고 뿌리 내부조직이 갈변되었다. 생육중기 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병든 잎은 황화되고 뿌리표면은 흰색에서 흑색으로 변색되고, 도관조직은 갈변하였다. 병든 식물체로부터 23개 Fusarium균이 분리되었고, EF-1α와 IGS 염기서열 분석에 의해 Fusarium oxysporum f. sp. raphani로 동정되었다. 무와 다른 작물에 대한 인공접종에 의해 병원성이 검정되었다. 11개 품종 간에 차이는 있었으나 모든 균주들은 무에서 병원성이었다. 그러나 로켓, 방울양배추, 스토크, 순무를 포함하는 배추과 작물을 제외하고는 병원성이 없었다. 병원성 검정 결과는 무 포장에서 시들음병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배추과 채소 이외의 작물로 돌려짓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Acknowledgments
This study was carried out with the support of Research Program for Agricultural Science & Technology Development (Project No. PJ0134032020), National Institute of Agricultural Sciences,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Republic of Korea.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